마라톤 테이퍼링, 대회 3주 전부터 훈련량 줄이는 실전 스케줄

마라톤 테이퍼링은 대회 전 마지막 2~3주 동안 훈련량을 의도적으로 줄여 몸을 회복시키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괜히 불안해서 한 번 더 뛰었다”입니다. 훈련을 줄이는 것이 훈련의 일부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아도, 몸이 근질거리면 지키기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줄이는 것은 거리이지 강도가 아닙니다. 둘째, 달리는 횟수는 그대로 유지합니다. 셋째, 테이퍼링 중에 몸이 무겁고 다리가 뻐근한 것은 정상이며, 오히려 잘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마라톤 테이퍼링이 목표로 하는 대회 당일 도로를 달리는 러너들
테이퍼링이 겨냥하는 건 오직 이 하루입니다.

1. 마라톤 테이퍼링은 왜 필요한가

마라톤 테이퍼링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16주든 8주든, 훈련 기간 내내 몸은 미세한 손상과 회복을 반복합니다. 대회 직전까지 훈련을 이어가면 그 피로가 다 풀리지 않은 채로 출발선에 서게 됩니다. 훈련으로 쌓아 올린 능력은 이미 몸 안에 있는데, 피로가 그것을 덮고 있는 상태인 셈입니다.

테이퍼링은 이 덮개를 걷어내는 작업입니다. 근육의 글리코겐이 다시 채워지고, 미세 손상이 복구되고, 호르몬 지표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훈련량을 줄인다고 해서 그동안 쌓은 능력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구력은 생각보다 훨씬 천천히 떨어집니다.

2. 기간: 풀코스 3주, 하프 10~14일

마라톤 테이퍼링 기간은 종목에 따라 다릅니다. 풀코스는 대회 3주 전부터, 하프마라톤은 10일에서 2주 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10km 대회라면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 거리가 길수록 누적 피로가 크기 때문에 회복에 필요한 시간도 길어집니다.

기준점은 가장 긴 장거리 훈련을 마친 시점입니다. 풀코스 준비에서 32km 안팎의 마지막 장거리는 대회 3주 전에 끝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이후에 무리하게 한 번 더 넣으면 회복할 시간이 남지 않습니다.

3. 거리는 절반까지, 강도는 그대로

주간 주행거리를 3주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입니다. 대회 3주 전에 평소의 80% 수준, 2주 전에 60%, 마지막 주에 40% 안팎이면 무난합니다. 마라톤 테이퍼링의 핵심은 이 감량 폭보다 무엇을 줄이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훈련 빈도입니다. 주 5회 달렸다면 테이퍼링 중에도 주 5회 나갑니다. 대신 한 번에 뛰는 거리를 줄입니다. 다른 하나는 강도입니다. 템포런이나 인터벌을 완전히 빼면 몸이 빠른 페이스를 잊어버립니다. 반복 횟수만 줄이고 페이스는 유지하세요. 페이스 구분이 헷갈린다면 페이스 존 훈련 시스템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4. 마라톤 테이퍼링 주차별 실전 스케줄

D-3주. 평소의 80%. 장거리는 24~26km로 줄이고, 템포런은 평소 페이스 그대로 시간만 20% 줄입니다. 이 주가 심리적으로 가장 편합니다.

D-2주. 평소의 60%. 장거리는 16~18km까지 내립니다. 인터벌은 세트 수를 절반으로 줄이되 페이스는 그대로 갑니다. 몸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D-1주. 평소의 40%. 장거리 개념은 없어지고 8~10km가 최대입니다. 대회 3~4일 전에 대회 목표 페이스로 2~3km 정도만 짧게 넣어 감각을 확인합니다. 대회 전날은 완전 휴식이거나 20~30분 가볍게 푸는 정도로 끝냅니다.

마라톤 테이퍼링 기간에 트랙에서 스트레칭하는 러너
훈련량이 줄어든 시간은 스트레칭과 수면에 돌립니다.

5. 몸이 무거워지는 건 정상입니다

마라톤 테이퍼링 2주 차에 접어들면 많은 분들이 당황합니다. 다리가 뻐근하고, 이유 없이 무겁고, 짧은 거리인데도 숨이 찹니다. “훈련을 줄였는데 왜 더 힘들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집니다.

이건 몸이 회복 모드로 전환되면서 나타나는 흔한 반응입니다. 근육이 손상을 복구하고 글리코겐과 함께 수분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몸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이 시기에 “감이 떨어졌나” 싶어 갑자기 강한 훈련을 하나 끼워 넣는 것이 테이퍼링을 망치는 가장 흔한 방법입니다. 참는 것이 훈련입니다.

6. 테이퍼링 중에 하면 안 되는 것

새로운 시도. 새 러닝화, 새 젤, 새 스트레칭 루틴을 이 시기에 들이지 마세요. 대회 장비는 이미 검증된 것으로 확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체중 감량. 훈련량이 줄었다고 식사를 줄이면 글리코겐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탄수화물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보상 심리. 남는 시간에 등산이나 축구 같은 다른 운동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테이퍼링이 아닙니다. 남는 시간은 잠에 쓰는 것이 가장 남는 장사입니다.

7. 테이퍼링 다음 순서

훈련량 조절이 끝나면 남은 건 실행 계획입니다. 대회 3~4일 전부터의 식사 전략, 전날 준비물, 당일 아침 루틴이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마라톤 전날 체크리스트대회 당일 아침 식단 글에서 그 부분을 다뤘습니다.

가을 대회를 준비 중이시라면 10월 마라톤 대회 총정리에서 일정을 먼저 확인하고 역산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훈련 방법론을 더 보고 싶으시면 러너스월드 트레이닝 섹션도 참고할 만합니다.

테이퍼링은 훈련을 쉬는 기간이 아니라, 그동안의 훈련을 꺼내 쓸 수 있게 만드는 마지막 훈련입니다. 조급해지는 마음만 다스리면 나머지는 몸이 알아서 합니다.

부상 없이, 안런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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