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카보로딩, 대회 3일 전 탄수화물 채우는 현실적인 방법

마라톤 카보로딩은 대회 며칠 전부터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 근육과 간의 글리코겐을 최대치로 채워두는 방법입니다. 풀코스에서 30km 전후에 찾아오는 이른바 ‘벽’의 상당 부분이 이 글리코겐 고갈에서 옵니다. 미리 채워두면 그 지점이 뒤로 밀립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간은 대회 3일 전부터면 충분합니다. 둘째, 양은 감이 아니라 체중 1kg당 8~10g이라는 숫자로 잡습니다. 셋째, 마지막 이틀은 식이섬유와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 양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마라톤 카보로딩의 대표 식품인 파스타
정제 탄수화물 위주로 가는 것이 이 시기의 원칙입니다.

1. 옛날 방식은 이제 안 씁니다

예전에는 대회 일주일 전에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끊어 글리코겐을 완전히 고갈시킨 뒤, 남은 며칠 동안 몰아서 채우는 방식이 유행했습니다. 고갈기에 몸이 저장 능력을 키운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고갈기에 컨디션이 무너지고, 면역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컸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고갈 단계 없이 마지막 2~3일만 탄수화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몸에 부담도 적고 결과도 비슷합니다.

2. 마라톤 카보로딩, 얼마나 먹어야 하나

마라톤 카보로딩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평소보다 좀 많이”입니다. 이 기준으로는 거의 항상 부족합니다. 숫자로 잡으세요.

대회 전 2~3일 동안 체중 1kg당 하루 8~10g의 탄수화물이 기준입니다. 70kg이면 하루 560~700g입니다. 밥 한 공기(210g)에 탄수화물이 대략 65~70g이니, 밥으로만 채우려면 하루 여덟 공기 이상을 먹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현실적으로 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끼니 사이에 탄수화물 간식을 배치합니다. 바나나, 식빵과 잼, 떡, 백설기, 시리얼, 오렌지주스, 스포츠음료 같은 것들입니다. 액체로 마시는 탄수화물이 위 부담이 가장 적어서 이 시기에 특히 유용합니다.

3.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빼느냐

마라톤 카보로딩에서 의외로 결정적인 부분이 식이섬유 줄이기입니다. 현미, 통밀빵, 잡곡, 나물, 생채소, 콩류는 평소에는 훌륭한 음식이지만 대회 이틀 전부터는 장에 남아 부담이 됩니다. 출발선에서 화장실을 찾게 만드는 주범이 대부분 여기입니다.

대회 이틀 전부터는 흰쌀밥, 흰빵, 국수, 파스타처럼 정제된 탄수화물로 갈아탑니다. 기름진 음식, 튀김, 매운 음식, 유제품도 마지막 이틀은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새로운 음식이나 처음 가보는 식당도 이 시기에는 피하세요.

4. 체중이 1~2kg 늘어납니다

카보로딩을 제대로 하면 대회 당일 체중이 1~2kg 늘어 있습니다. 여기서 당황해서 마지막에 굶는 분들이 있는데, 정반대로 하는 것입니다.

글리코겐은 저장될 때 물을 함께 끌고 들어갑니다. 글리코겐 1g당 대략 3g의 물이 같이 저장됩니다. 즉 늘어난 체중의 대부분은 지방이 아니라 연료와 물입니다. 오히려 이 수분은 레이스 중 탈수를 늦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계획한 g 수를 믿으세요.

마라톤 카보로딩 기간에 먹는 간편한 탄수화물 위주 식사

끼니 사이 간식까지 계산에 넣어야 목표량이 채워집니다.

5. 마라톤 카보로딩 3일 실전 스케줄

D-3. 탄수화물 비중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체중 1kg당 7~8g. 아직 채소와 잡곡을 완전히 뺄 필요는 없습니다. 훈련은 이미 테이퍼링으로 줄어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D-2. 본격적으로 8~10g. 이때부터 식이섬유를 줄이고 정제 탄수화물로 전환합니다. 물도 평소보다 조금 더 마십니다.

D-1. 계속 8~10g을 유지하되, 저녁은 이르게 그리고 과식하지 않는 선에서 끝냅니다. 전날 밤 폭식은 수면을 망치고 다음 날 속을 무겁게 만듭니다. 준비물과 시간표는 마라톤 전날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6. 대회 당일 아침과 레이스 중은 별개입니다

마라톤 카보로딩으로 채운 글리코겐은 대략 90분에서 2시간 분량입니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레이스 중에도 계속 보충해야 합니다. 카보로딩과 레이스 중 보급은 서로를 대체하지 못하고 둘 다 필요합니다.

당일 아침 식사는 출발 3시간 전,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로 가볍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레이스 중 젤 타이밍과 시간당 섭취량은 마라톤 보급 전략 글에서 시간대별로 다뤘습니다.

7. 하프 이하는 어떻게 하나

마라톤 카보로딩의 강도는 거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프마라톤은 대부분 9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끝나기 때문에 풀코스만큼 극단적인 카보로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회 전날 하루 정도 탄수화물 비중을 조금 높이고 식이섬유만 줄여도 충분합니다. 10km는 평소 식단에서 전날 저녁만 신경 쓰면 됩니다.

탄수화물 로딩의 원리와 일반적인 권고를 더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메이요클리닉의 카보로딩 안내가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카보로딩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계산입니다. 체중에 숫자를 곱하고, 그 양을 사흘에 나눠 담고, 마지막 이틀은 장을 가볍게 비워두는 것. 이 셋이면 끝입니다.

부상 없이, 안런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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