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보급 전략, 시간당 탄수화물 몇 g과 에너지 젤 타이밍 정리

마라톤 보급을 위해 급수 구간을 지나는 러너
30km의 벽은 체력이 아니라 연료 문제인 경우가 많다

마라톤 보급은 훈련만큼 결과를 좌우합니다. 30km에서 다리가 굳는 경험은 대개 체력 부족이 아니라 연료가 떨어진 결과이고, 반대로 보급을 잘못하면 위장 문제로 완주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훈련 계획은 꼼꼼히 세우면서 보급은 ‘급수대에서 물 마시고 젤 두 개 정도’로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핵심만 3줄로 정리합니다.

  • 시간당 탄수화물이 기준입니다 — 마라톤에서는 시간당 60~90g이 일반적인 목표 범위입니다.
  • 60g을 넘기려면 종류가 중요합니다 — 포도당만으로는 흡수 한계가 있어 과당을 섞은 제품이 필요합니다.
  • 위장도 훈련해야 합니다 — 대회 당일 처음 시도하면 흡수는커녕 탈이 납니다.

30km의 벽은 왜 생기는가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훈련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90분에서 2시간 정도의 고강도 운동이면 상당 부분 소진됩니다. 풀코스를 4시간에 달린다면 남은 두 시간을 외부에서 채워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글리코겐이 바닥나면 몸은 지방을 주 연료로 쓰게 되는데, 지방은 산소를 더 많이 요구하고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느립니다. 그 결과가 흔히 말하는 ‘벽’입니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무너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미 떨어진 뒤에 채우면 늦다는 것입니다. 섭취한 탄수화물이 흡수돼 근육에서 쓰이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보급은 배고픔이나 피로를 느끼기 전에 시작해야 합니다.

마라톤 보급, 시간당 몇 g이 필요한가

기준은 ‘몇 개’가 아니라 시간당 탄수화물 그램 수입니다. 젤 제품마다 함량이 20~40g으로 제각각이라 개수로 세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목표 시간당 탄수화물 비고
10km·하프 (60~90분) 30g 내외 또는 생략 1시간 이내면 물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음
하프 2시간 이상 30~60g 후반 페이스 유지 목적
풀코스 4시간 이상 60g 내외 완주 목표. 위장 부담을 우선 고려
풀코스 3~4시간 60~90g 복합 탄수화물 제품 권장
서브3 목표 75~90g 사전 위장 훈련이 사실상 필수

최근에는 엘리트 선수들이 시간당 100~120g까지 섭취하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다만 이는 오랜 기간 위장을 적응시킨 결과이므로, 일반 러너가 곧바로 따라 할 수치는 아닙니다. 자기 위장이 감당하는 선이 곧 상한입니다.

60g을 넘기려면 ‘종류’가 달라져야 합니다

대회 중 음료를 들고 달리는 러너
같은 양을 먹어도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흡수되는 양이 달라진다

여기서 많은 러너가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포도당만 섭취할 경우 장에서의 흡수 경로가 포화되어, 아무리 더 먹어도 시간당 약 60g 선에서 흡수가 막힙니다. 남은 것은 장에 그대로 남아 복통과 설사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60g을 넘기려면 포도당과 과당을 함께 섭취해야 합니다. 과당은 다른 경로로 흡수되기 때문에, 두 가지를 대략 2:1 비율로 섞으면 시간당 90g 수준까지 흡수가 가능해집니다. 제품 뒷면 성분표에서 말토덱스트린·포도당과 함께 과당(fructose)이 표기돼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 60g 이하 목표 — 제품 종류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익숙한 것을 고르세요.
  • 60g 초과 목표 — 반드시 포도당+과당 복합 제품이어야 합니다.
  • 젤 + 스포츠음료 병행 — 총량을 계산할 때 음료의 탄수화물도 포함해야 합니다. 이걸 빼먹으면 과다 섭취가 됩니다.

에너지 젤, 언제 먹을까 — 구간별 타이밍

가장 흔한 실수가 ‘힘들어지면 먹는다’입니다. 정해진 시점에 기계적으로 먹는 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시점 하프코스 풀코스
출발 15분 전 선택 젤 1개
5km 부근
10km 부근 젤 1개 젤 1개
15km 부근
20km 부근 필요 시 1개 젤 1개
25~30km 젤 1개 (가장 중요한 구간)
32~35km 젤 1개

풀코스 기준으로 45~50분 간격이 기본 리듬이고, 이를 급수대 위치에 맞춰 조정하면 됩니다. 젤은 반드시 물과 함께 삼켜야 합니다. 농축된 젤을 스포츠음료와 같이 먹으면 장 내 농도가 너무 높아져 흡수가 오히려 느려지고 속이 불편해집니다.

카페인이 든 젤은 후반부에 배치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다만 카페인 총량이 과해지지 않도록 계산이 필요합니다. 적정량과 타이밍은 러닝 카페인 효과와 마시는 타이밍에 정리했습니다.

수분과 전해질은 별도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거리별 급수 타이밍은 러닝 수분 보충 거리별 타이밍 가이드를 함께 보세요.

위장 훈련 — 대회 전 4주 프로토콜

도심 마라톤을 달리는 러너들
보급 리허설을 하지 않은 계획은 계획이 아니다

스포츠영양 분야에서는 지구력 종목의 탄수화물 권장량을 시간당 60~90g 범위로 제시하며, 그 이상을 목표로 할 때는 포도당과 과당을 함께 쓰는 전략을 권합니다(관련 자료).

장도 훈련이 됩니다. 반복해서 노출하면 흡수 능력과 내성이 함께 올라갑니다. 연구에서는 2주 정도의 집중 훈련으로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되며, 여유가 있다면 4주를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차 롱런 중 목표 방법
1주 시간당 30g 젤 1개를 물과 함께. 반응 확인이 목적
2주 시간당 40~50g 간격을 45분으로 고정
3주 시간당 60g 대회 당일 쓸 제품으로 통일
4주 목표량 (70~90g) 대회 페이스 구간을 포함해 리허설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주당 10g 정도씩만 올리고, 대회에서 쓸 제품 그대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훈련에서 파워젤을 먹다가 대회에서 대회 제공 젤을 처음 먹는 식이면 훈련의 의미가 없습니다.

대회 코스에 급수대가 어디 있는지, 어떤 음료가 제공되는지도 미리 확인해 두세요. 예를 들어 경포마라톤은 하프 기준 5km부터 2.5km 간격으로 급수대가 배치되고 중간에 이온음료와 간식이 제공됩니다. 코스 정보를 알면 들고 갈 젤 개수가 달라집니다.

마라톤 보급에서 가장 흔한 실수 5가지

  1. 물 없이 젤을 먹는다 — 흡수가 늦어지고 속이 더부룩해집니다. 급수대 직전에 젤을 꺼내는 습관을 들이세요.
  2. 대회 당일 처음 먹어 본다 — 대회 제공 젤이나 새로 산 제품을 그날 처음 시도하는 것은 도박입니다.
  3. 총량을 계산하지 않는다 — 젤과 스포츠음료, 바나나까지 더하면 생각보다 많이 먹게 됩니다.
  4. 배고플 때 먹는다 — 이미 늦은 시점입니다. 시계를 보고 기계적으로 먹어야 합니다.
  5. 카페인 젤을 몰아 먹는다 — 후반에 두세 개를 연달아 먹으면 심박이 튀고 속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대회 전날과 당일 아침

레이스 중 보급만큼 중요한 것이 출발 전 저장량입니다.

  • 대회 2~3일 전 — 훈련량을 줄이면서 탄수화물 비중을 늘립니다. 폭식이 아니라 비율 조정입니다.
  • 전날 저녁 — 익숙한 음식으로, 기름지거나 식이섬유가 많은 메뉴는 피합니다.
  • 당일 아침 — 출발 3시간 전까지 소화가 쉬운 탄수화물 위주로 먹습니다. 빵, 흰쌀밥, 바나나 등 평소 먹던 것이 안전합니다.
  • 출발 15분 전 — 젤 하나 정도면 초반 구간이 훨씬 편해집니다.

마라톤 보급 자주 묻는 질문

Q. 하프에도 젤이 필요한가요?
2시간을 넘긴다면 도움이 됩니다. 90분 이내로 들어오는 러너라면 물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젤 대신 바나나나 사탕은 안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씹고 삼키는 부담이 있고 탄수화물 양을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총량만 맞출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Q. 젤을 먹으면 속이 불편합니다.
농도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과 함께 먹고, 시간당 섭취량을 한 단계 낮춘 뒤 위장 훈련으로 서서히 올리세요.

Q. 대회에서 주는 젤을 먹어도 되나요?
훈련에서 같은 제품을 써본 경우에만 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본인 것을 챙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몇 개를 들고 뛰어야 하나요?
목표 시간과 시간당 목표량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4시간에 시간당 60g이면 240g, 25g짜리 젤 기준 9~10개 분량이며 급수대 음료로 일부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계획은 숫자로 적어 두세요

마라톤 보급은 감각이 아니라 계산입니다. 목표 시간, 시간당 탄수화물, 젤 개수와 섭취 지점까지 미리 종이에 적어 두고 롱런에서 그대로 연습하면 대회 당일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훈련은 몇 달을 쌓았는데 보급 계획이 없어 마지막 10km를 잃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남은 기간 롱런 하루만 보급 리허설에 써도, 대회 후반이 달라집니다.

부상 없이, 안런 하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