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라톤 메이저(Abbott World Marathon Majors, AbWMM)는 2006년 보스턴·뉴욕·시카고·런던·베를린 5개 도시의 합의로 시작해, 2013년 도쿄·2025년 시드니가 차례로 합류하며 7개로 완성된 마라톤 시리즈입니다. 이 글은 7개 메이저가 어떻게 탄생했고, 한국 러너가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핵심을 먼저 짚어드립니다.
- 7개 메이저 = 보스턴·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도쿄·시드니 (2025년 시드니 합류).
- 7개 모두 완주하면 세븐스타 메달(이전 식스스타에서 확장).
- 참가 경로 4가지 — 추첨·기록(자격)·자선·여행사 패키지. 봄·가을로 시기가 갈려 1년 계획만 잘 세우면 도전 가능.

세계 마라톤 메이저의 탄생 — 2006년 5도시의 합의
1897년 보스턴에서 시작된 도시 마라톤은 한 세기 동안 도시별로 따로 자라 왔습니다. 1970년 뉴욕, 1974년 베를린, 1977년 시카고, 1981년 런던. 각자 자기 도시의 색을 지키며 성장한 다섯 대회가 처음으로 “묶인” 것은 2006년입니다.
이 해 보스턴·뉴욕·시카고·런던·베를린 다섯 대회의 운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World Marathon Majors”라는 시리즈를 공식 발족했습니다. 5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시즌 챔피언과 상금을 결정하는 구조였고, 이로써 도시 마라톤이 처음으로 연간 시리즈 형태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리즈는 이후 두 번 확장됩니다. 2013년 도쿄가 6번째 멤버로 합류하며 아시아 도시 마라톤이 처음 메이저 안에 들어왔고, 2025년 시드니가 7번째로 합류하며 마침내 남반구에도 메이저가 생겼습니다. 2015년부터는 글로벌 의약 기업 애벗(Abbott)이 타이틀 후원에 합류하며 공식 명칭이 “Abbott World Marathon Majors”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계 마라톤 메이저 7개 한눈에
| 대회 | 시기 | 합류 시점 | 한 줄 정체성 |
|---|---|---|---|
| 도쿄 | 3월 초 | 2013(6번째) | 아시아 대표·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메이저 |
| 보스턴 | 4월 셋째 월(패트리어츠 데이) | 2006 창립 | 1897년 시작·기록(BQ) 자격제의 원조 |
| 런던 | 4월 하순 | 2006 창립 | 세계 최대급 자선 모금·축제 분위기 |
| 시드니 | 8월 말~9월 초 | 2025(7번째) | 남반구 첫 메이저·하버 브리지 코스 |
| 베를린 | 9월 말 | 2006 창립 | 세계기록의 성지·12번의 WR이 세워진 평지 |
| 시카고 | 10월 중순 | 2006 창립 | 평지 PB의 정석·5번의 WR이 세워진 도시 |
| 뉴욕 | 11월 초 | 2006 창립 | 5개 자치구 종주·세계 최대 규모(5만+) |
7개 메이저, 한 줄씩 — 왜 각자가 각자인가
보스턴 마라톤 (1897, 자격제의 원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연속된 도시 마라톤. 1897년 첫 대회 이래 매년 4월 셋째 월요일 “패트리어츠 데이”에 열립니다. 메이저 중 유일하게 자격 기록(BQ)으로만 출전권을 보장하며, 그 자격선 통과 자체가 한국 동호인의 큰 목표가 됩니다. 2013년 결승선 폭탄 테러 이후 다음 해 우승한 메브 케플레지기의 결승선 풍경은 회복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보스턴 마라톤 관전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런던 마라톤 (1981, 자선의 정점)
1981년 영국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크리스 브래셔가 뉴욕 마라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대회.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중이 응원하며, 단일 마라톤 사상 최다 자선 모금액 기록을 매년 갱신합니다. 그리니치에서 출발해 타워 브리지를 지나 더 몰(The Mall)에서 끝나는 도심 평지 코스로, 폴라 래드클리프의 2003년 여자부 2:15:25 기록도 이 도시에서 나왔습니다. 런던 마라톤 후기도 함께 보세요.
베를린 마라톤 (1974, 세계기록의 성지)
1974년 244명으로 시작해 마라톤 사상 가장 많은 세계기록(12번)이 세워진 도시. 누적 고도 50m의 평지 코스에 9월 가을 기온이 매년 안정적으로 잡힙니다. 1936년 손기정의 베를린·1990년 통일 직전 브란덴부르크 통과를 함께 가진 마라톤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베를린 마라톤 깊이 읽기에서.
시카고 마라톤 (1977, 평지 PB의 정석)
1977년 4,200명에서 시작해 5번의 세계기록이 세워진 평지 코스. 그랜트파크 출발·결승, 29개 동네를 잇는 루프 구조. 2023년 켈빈 킵툼이 인류 사상 처음 2:00:35로 마라톤 세계기록을 세운 도시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분석은 시카고 마라톤 깊이 읽기를 참고하세요.
뉴욕 마라톤 (1970, 5개 자치구의 축제)
1970년 센트럴파크에서 127명으로 시작해, 오늘날 5만 명이 다섯 자치구를 종주하는 세계 최대 마라톤. 다리 5개의 오르내림 때문에 PB 코스는 아니지만, 200만 명의 응원과 도시 전체가 코스가 되는 풍경이 다른 어떤 메이저에서도 볼 수 없는 경험을 만듭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뉴욕 마라톤 깊이 읽기에서.
도쿄 마라톤 (2007,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메이저)
2007년 첫 대회로 메이저 합류가 가장 늦은 후발주자였지만, 평지에 가까운 빠른 코스·정돈된 일본식 응원·한국에서 직항 2시간 30분의 접근성으로 한국 동호인이 가장 자주 선택하는 첫 메이저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분석은 도쿄 마라톤 깊이 읽기를 참고하세요.
시드니 마라톤 (2025, 남반구 첫 메이저)
2025년 7번째 메이저로 합류한 가장 신참 멤버. 1971년 시작된 시드니 시민 마라톤을 모태로 하지만, 메이저 합류 이후 단번에 세계급 무대로 격상되었습니다. 하버 브리지를 건너 오페라하우스 옆을 지나는 코스로, 남반구 봄(8월 말~9월)에 열려 북반구 가을 마라톤 시즌과 묶기에도 자연스러운 일정입니다.

식스스타에서 세븐스타로 — 2025년 시드니 합류의 의미
2015년부터 AbWMM은 6개 메이저를 모두 완주한 러너에게 식스스타(Six Star) 메달을 수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한 해에 다 도는 사람은 없고, 수년에 걸쳐 한 대회씩 채워 가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의 식스스타 완주자가 나오지만, 한국에서 식스스타까지 채워 낸 러너는 여전히 손에 꼽힙니다.
2025년 시드니 합류와 함께 시리즈는 세븐스타(Seven Star)로 확장되었습니다. AbWMM은 기존 식스스타 완주 기록을 유지하면서, 시드니를 더한 새로운 세븐스타 메달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합니다. 이미 식스스타를 달성한 러너에게는 시드니 한 번이 새 별 하나, 신규 도전자에게는 처음부터 일곱 도시를 채워야 하는 더 긴 여정이 된 셈입니다.
이 모든 기록은 공식 앱과 월드 마라톤 메이저 공식 사이트에서 관리됩니다. 출전 기록이 자동으로 연동되니, 첫 메이저를 완주하는 순간부터 자기 별의 카운트가 시작됩니다.
세계 마라톤 메이저 참가 경로 4가지
가장 궁금한 것이 “어떻게 출전하느냐”입니다. 메이저별로 운영이 조금씩 다르지만, 큰 경로는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 추첨(Lottery/Ballot): 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도쿄·시드니 등 대부분이 운영. 신청 후 당첨돼야 합니다. 당첨률은 대회별 한 자릿수 ~ 10%대.
- 기록 자격(Time Qualifier): 보스턴(BQ)이 대표적이고, 다른 메이저도 일정 기록 충족 시 보장 출전을 운영합니다.
- 자선(Charity): 지정 단체에 일정 금액 모금을 약정하면 확정 출전. 추첨 탈락 시 가장 현실적인 대안.
- 여행사 패키지: 국내외 여행사의 공식 투어로 출전권 + 항공·숙박을 묶어 해결. 한국 러너의 가장 보편적인 경로입니다.
한국 러너의 메이저 도전 순서 — 단계별 추천
한국 동호인에게 가장 자주 추천되는 도전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쿄 (2~3월, 첫 메이저) — 가장 가깝고 평지 빠른 코스, 한국어 안내 다수. 첫 해외 메이저로 자연스러운 출발선.
- 베를린 또는 시카고 (9·10월, 평지 PB) — 자기 기록을 정리하는 무대. 한국 가을 컨디션과 잘 맞음.
- 뉴욕 (11월 초, 경험의 정점) — 기록보다 도시 자체. 5개 자치구의 응원은 한 번은 받아 볼 가치가 충분.
- 런던 (4월 하순, 자선·축제) — 자선 트랙 비중이 크지만 추첨도 가능. 영국 봄의 평지 코스.
- 보스턴 (4월 셋째 월, BQ 도전) — 자격 기록 통과가 전제. 시민 러너 마라톤 인생의 정점 무대.
- 시드니 (8월 말~9월, 남반구 봄) — 메이저 신참이라 한국 러너 후기·정보가 가장 적은 단계. 마지막 별로 적합.
신청 시기와 비용 — 1년 전부터 달력에
메이저마다 신청 창이 다릅니다. 도쿄·런던은 여름~가을, 베를린·시카고·뉴욕은 가을~겨울에 추첨 응모가 열리는 식으로 연도별로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내년에 어디를 갈지”를 1년 전부터 점찍어 두고 각 대회의 응모 일정을 달력에 적어 두는 것이 메이저 도전의 첫걸음입니다.
비용도 현실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참가비 자체는 수십만 원대지만, 항공·숙박·현지 교통·식비까지 더하면 한 대회당 수백만 원이 들 수 있습니다. 자선 트랙은 출전이 거의 확정되는 대신 기부 약정 금액이 큰 편이고, 여행사 패키지는 출전권과 항공·숙박을 한 번에 묶어 처음 도전하는 분께 편리합니다. 한 해 한 대회씩 차근차근 모아 가는 전략이 가장 무난합니다.
메이저는 1~2년이 아니라 수년의 장기 프로젝트
봄 시즌(도쿄·보스턴·런던)과 가을 시즌(베를린·시카고·뉴욕), 그리고 늦여름의 시드니로 일정이 나뉩니다. 한 해에 봄 한 대회·가을 한 대회처럼 배분하면 훈련 주기와도 잘 맞습니다. 처음에는 접근성 좋은 도쿄로 감을 잡고, 평지 PB는 베를린·시카고에서 노리고, 평생의 버킷리스트는 뉴욕에서, 자격 도전은 보스턴에서 채우는 단계적 흐름이 추천됩니다.
무엇보다 메이저는 1~2년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기억하면, 한 대회 한 대회가 더 즐거워집니다. 출전 전 컨디션·회복 관리는 마라톤 회복 7일 가이드를, 페이스 감각은 러닝 페이스 평균을 참고하세요.
도전 전 자가 점검 — 네 가지
메이저에 도전하기 전 스스로 점검할 것이 있습니다. ① 풀코스 완주 경험 — 국내 풀코스를 한 번이라도 완주해 본 뒤 해외 메이저에 나가면 훨씬 안전합니다. ② 예산과 휴가 — 항공·숙박·참가비를 합치면 적지 않은 비용과 최소 4~5일 일정이 필요합니다. ③ 응모 일정 관리 — 각 대회의 추첨 응모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1년 단위 달력에 미리 표시. ④ 훈련 주기 — 무리한 동시 도전보다 한 해 한두 대회로 나눠 즐기는 편이 부상 없이 오래 달리는 길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별을 채워 가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식스스타와 세븐스타 중 어느 쪽을 노려야 하나요?
2025년 합류한 시드니까지 채우는 세븐스타가 새 기준이지만, 기존 식스스타 메달 프로그램도 계속 운영됩니다. 시드니까지의 일정 여건이 어려운 분은 먼저 식스스타를 채우고, 이후 시드니 한 별을 추가하는 흐름도 가능합니다.
Q. 영어를 못해도 참가할 수 있나요?
여행사 공식 패키지를 이용하면 통역·현장 안내가 포함돼 부담이 적습니다. 도쿄는 한국어 안내도 풍부합니다.
Q. 가장 당첨이 잘 되는 메이저는요?
해마다 다르지만, 자선 트랙을 열어 두는 대회가 많아 기부 약정으로 출전을 확정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Q. 기록이 없어도 보스턴에 나갈 수 있나요?
보스턴은 기본적으로 기록(BQ) 또는 자선 트랙이 필요합니다. 자선 모금 약정 금액이 다른 메이저보다 큰 편이라, 단계적으로 BQ 도전을 함께 준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계 마라톤 메이저 7개는 보통 수년 단위 장기 도전입니다. 1년 단위로 한 대회씩 응모·훈련 계획을 세우면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부상 없이, 안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