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속도 10과 야외 러닝 속도 10,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헬스장에서는 시속 10km로 30분도 거뜬했는데, 왜 한강에만 나가면 10분을 못 뛰겠지?!”

러닝머신 속도 10과 야외 러닝 속도 10,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헬스장의 쾌적한 실내를 벗어나 야외 러닝에 처음 도전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첫 야외 러닝을 마치고 나면 엄청난 좌절감에 빠집니다. 분명히 똑같은 페이스(속도)로 달렸는데,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내 체력이 진짜 쓰레기였구나’ 하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는 러닝머신(트레드밀)과 야외의 아스팔트는 애초에 사용하는 근육과 환경 자체가 180도 다른 완벽하게 다른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가 도대체 무슨 차이인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바람을 가르는 자: 공기 저항의 유무

가장 크고 직관적인 차이는 바로 ‘바람(공기 저항)’입니다. 러닝머신 위에서는 내가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내 몸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즉, 공기를 뚫고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달릴 때는 내 몸집만 한 거대한 공기의 벽을 온몸으로 밀어내며 뚫고 전진해야 합니다. 시속 10km 정도로 가볍게 뛸 때도 공기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무려 2%~10%의 추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실내에서 달리던 느낌보다 숨이 훨씬 빨리 차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생리학적 결과입니다.

땅이 움직이는가, 내가 땅을 밀어내는가

러닝머신 위에서 뛸 때 우리 다리를 가만히 관찰해 볼까요? 점프해서 공중에 살짝 떠 있기만 해도, 기계의 벨트가 내 발을 뒤로 휙- 하고 친절하게 밀어내 줍니다.

반면 야외 러닝은 완전히 다릅니다. 땅은 1mm도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오직 내 허벅지 뒤쪽 근육(햄스트링)과 엉덩이 근육을 100% 사용하여 땅을 꽉 움켜쥐고 뒤로 강하게 뻥 차내야만 몸이 앞으로 전진합니다. 헬스장에서 쓰지 않던 엉덩이와 뒤태 근육을 갑자기 풀가동해야 하니, 다리가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무겁고 금방 지치게 되는 것입니다.

평평한 런웨이 vs 거칠고 변수 많은 아스팔트

러닝머신 속도 10과 야외 러닝 속도 10,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헬스장의 러닝머신 벨트는 유리판처럼 완벽하게 평평합니다. 발목 주변의 잔근육들이 중심을 잡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일절 없습니다.

하지만 기분 좋게 나간 한강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는 아무리 평평해 보여도 미세한 굴곡과 경사가 끊임없이 존재합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 몸의 발목, 무릎, 코어의 미세한 잔근육(안정화 근육)들이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이로 인한 근력 피로도가 실내보다 훌쩍 높아집니다.

야외 러닝을 위한 트레드밀 100% 활용 꿀팁

그렇다면 비 오는 날이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어떻게 뛰어야 야외 러닝과 비슷한 훈련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정답은 경사도(Incline) 1.0% ~ 1.5% 설정입니다. 영국의 스포츠 과학 연구에 따르면, 러닝머신의 경사도를 딱 1%만 높여놓고 달려도 야외에서 공기 저항을 뚫고 달리는 것과 거의 완벽하게 동일한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헬스장에서 뛰실 때는 제로(0%) 경사도 대신, 딱 1칸만 위로 올려두고 달려보세요!

총평: 둘 다 훌륭한 훈련입니다! 비교하고 자책하지 마세요

러닝머신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일정한 박자(케이던스)와 자세 교정을 연습하기에 최고의 도구입니다. 반면 야외 러닝은 시원한 풍경을 즐기며 온몸의 근육을 골고루 폭발시키는 진짜 달리기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오늘 야외로 나갔다가 평소보다 기록이 뚝 떨어졌다고 실망하셨나요?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은 기계의 도움 없이 여러분의 온전한 두 다리만으로 멋지게 지구를 굴리며 달린 것이니까요. 내일도 기분 좋게 러닝화 끈을 묶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번에는 “러닝 초보가 절대 하면 안 되는 호흡법, 코로만 숨쉬기의 함정”에 대해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안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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